HOME MAIN
전체글 보기 
창작한시
|
|
“ [자작한시 224] 안갯속 히말라야산맥 헬기 탑승 ”
ㅇ遇吟(우음) 五里霧中視野冥 오리 안개속 시야가 어두운데 오리무중시야명 塔乘飛機恐失命 비행기 타니 목숨 잃을까 두렵네. 탑승비기공실명 一躍透霧翔滄空 단 번에 안개 뚫고 창공을 오르니 일약투무상창공 靑天高峯誇光明 청천 고봉이 광명을 자랑하누나. 청천고봉과광명 2020. 2. 14. 유림학당 주인 [작시해설] 해발 6,000M이하 봉우리는 이름도 안붙인다는 히말라야 산맥. 지난 2020년 1월 17일 6,400M 히운출리 봉우리에 쌓였던 눈덩이가 갑자기 3,000M 아래 데우랄리 롯지 산장 밑으로 쏟아져 내렸다. 만년설의 거대한 눈덩이가 순식간에 쏟아지면서 굉음, 광풍, 얼음과 바위가 뒤섞이니 그 길목에 있는 모든 초목이나 생명이 살아남을 수 없음은 당연하다. 불행히도 교육봉사를 위해 갔던 충남교육청 소속 교원 4명과 네팔 포터 2명이 횡사하였다. 그 불행한 사건을 수습하는데 차출되어 네팔 현장으로 달려가니, 애달픈 가족이 하염없이 안나푸르나 봉우리를 바라보며 실종자 발견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유가족과 같이 헬기를 타고 사고 현장에 들어가는데, 난생 처음 타는 헬기 경험에다 해발 3,000M로 곧장 날아오르니 눈앞이 아찔함은 물론이요 발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네팔 지상의 모습이 눈을 뜨고 못볼 지경이었다. 헬기가 횡풍에 휩쓸려 떨어질까 긴장이 여전한 가운데 골짜기를 따라 상봉으로 올라가는데, 사고지점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제자리 선회 비행을 하는 순간이 배멀미하듯 어지럼즘이 일어나고 그대로 추락할 듯 온몸이 얼어붙었다.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차리고 내려 보니 과연 평지에서 보이는 희뿌연 산맥이 구름 위로 오른 헬기 창문 밖으로 눈앞에 선명하게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이 참으로 아찔하고 놀랍기만 하다. 내 언제 이 산맥의 줄기를 헬기타고 또 보랴~ 구름 아래 땅과는 달리 맑은 햇빛에 그 자태를 드러낸 8,000M 고봉들이 주욱 이어진 경치는 평생 못 잊을 장관이라 하겠다. 잠시 사고현장에 내려 살펴보는데 금새 찾을 가능성이 없는 깊고 깊은 골짜기 속에 거대한 눈사태 흔적이 선명하게 내려않아 있었다. 대대로 현장에서 살고 있는 네팔 구룽족 마을 사람조차 기어가듯 사고현장에 삽으로 낸 임시 통행로를 따라 겨우 통행하는 모습이 보였다. 결국 애타는 가족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사고 후 100일이 넘도록 발견되지 못하다가, 기온이 올라 눈이 빠른 속도로 녹을 때쯤 4월 25일, 4월 27일, 5월 1일 차례로 네 분 선생님의 시신을 찾을 수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항공편이 없어 백방으로 노력하던 끝에 일본 경유 특별기를 타고 5월 23일에야 입국, 가족이 애도하는 가운데 장례를 모셨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 
|
